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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인 최초로 '볼쇼이극장'에 간 사람은 누구일까, 120년 전 조선의 '발레 오페라 공연 리뷰'?
    카테고리 없음 2021. 8. 14. 10:03

    러시아 볼쇼이 극장에 처음 찾은 한국인의 기록

    저 | 정은주의 음악칼럼니스트 정은주의 클래식 수다 가볍고 즐거운 클래식 음악 이야기를 나눕니다.

    1896년 5월 14일 모스크바 크렘린 궁에서 열린 차르 니콜라스 2세의 대관식 모습입니다. 러우리츠툭센 작©위키피디아 한국인 최초로 러시아 볼쇼이 극장에 간 사람은?어느 나라에서나 그들의 역사에는 슬픔과 기쁨이 반반씩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좋은 날이 있었다면 안 좋은 날도 있었고 그 순환이 물 흐르듯 이어져 오늘날의 세계를 만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한국의 역사를 살펴봐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필자도 한국인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유독 한국의 역사는 억울했던 순간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1896년 4월 1일 조선 제물포에서 상하이 요코하마 밴쿠버 뉴욕 리버풀 런던 프리신안 베를린 바르샤바 모스크바로 떠난 모스크바 대관식 조선사절단의 절실한 생각처럼.
    1896년 5월 14일 대관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는 차르 니콜라이 2세와의 행렬입니다. ©©www.pastvu.com 제정 러시아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 2세(니콜라이 알렉산드로비치 로마노프1868년 5월 18일~1918년 7월 17일)의 대관식 참석차 약 56일간 4만2900리를 방문한 조선사절단. 이들은 대관식 참석 외에도 고종이 러시아 황제에게 전하려 한 친서를 비밀리에 전달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조선 땅에 을사늑약이 시행되었습니다. 그 후의 일은 말할 것도 없이 아픈 역사가 있었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일이 어느 나라에서도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것을 기억하는 것이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책임이자 의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모스크바 대관식에 참석한 조선사절단은 출발에서 귀국까지의 여정을 상세히 기록하고 있습니다. 각자의 일기장이나 편지 등을 통해서요. 그 중 제가 재미있게 읽은 내용은 대관식을 기념하여 볼쇼이 극장에서 열린 오페라와 발레 공연에 대한 조선 사절단의 후기였습니다. 그들의 감상이 너무 신선하게 느껴졌거든요. 클래식 공연을 본 후의 소감을 자신의 SNS에 올리는 요즘의 클래식 덕후만큼은 아니지만. 왜냐하면 조선사절단은 그때 난생 처음 오페라와 발레를 봤으니까요. 그게 오페라와 발레라는 사실도 모른 채요!

    조선인 최초의 볼쇼이 극장에 가다

    1896년 5월의 볼쇼이 극장 의 전경입니다 대관식을 기념하여 이곳에서 그린카의 오페라 작품이 공연되었습니다 © www.pastvu.com 니콜라이 2세의 대관식을 기념하여 1896년 5월 29일 오후 8시 볼쇼이 극장에서 특별한 공연이 펼쳐졌습니다. 이 공연에는 차르 니콜라이 2세 부부를 포함한 세계 각국의 귀빈들이 참여하였습니다. 조선사절단도 이 소중한 공연에 초청받았지만 윤치호와 김득련만 참석했습니다 그들은 조선인 최초로 볼쇼이 극장에서 공연을 본 기록을 남겼어요. 당시 민영환도 조선 사절단으로 모스크바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그는 명성황후의 장례 기간 중이라는 이유를 들어, 볼쇼이 극장에 가지 않습니다. 이날 볼쇼이극장 무대에서 그린카의 이반 수사닌과 도고의 발레 진주가 공연됐다. 윤치호와 김득룡이가 남긴 공연 후기가 재미있었어요. 김영수(동북아역사재단) 작가가 쓴 100년 전 세계일주 80~81쪽 일부를 발췌하여 소개합니다.

    결혼하여 시집가는 형태도 있고 전쟁하는 형태도 있었다.사실적이고 하나도 다르지 않아 기이한 구경거리였다.둥근 집에 수만 명을 수용할 수 있어 황제가 직접 나서 새벽까지 연극을 즐긴다.옛날 것을 공연하는데 마치 진짜 모습처럼 한순간에 변하고 매료되고 다채롭고 새로운 네-김득령-음악은 너무 멋있었다. 러시아 역사의 한 장면이 있었다.그리고 멋진 발레가 이어졌다. 발레는 아름답고 우아한 청춘의 향연이었다.그러나 귀여운 10대 소녀들이 알몸에 가까운 모습으로 춤을 추었다-윤치호-1776년 개관한 볼쇼이 극장은 올해로 246회째를 맞으며 러시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표적인 공연장입니다 여러 차례의 화제와 리모델링 등을 통해 현재 매우 아름다운 공연장으로도 유명합니다 당시 윤치호과의 김득련은 "둥근 지붕이 7층이고 층마다 둘레는 족히 500, 600칸이었다. 매 방마다 8명이 앉아 모인 사람은 1만 명에 달했다"고 당시 볼쇼이 극장을 묘사했습니다. 그들의 눈에 비친 볼쇼이 극장과 무대에서 본 오페라와 발레는 일종의 문화 충격으로 느껴졌을 겁니다.

    귀국 후 김득룡은 조선 선교사들이 발행하던 영자신문 <코리안 저장소>(The Korean Repository)에 볼쇼이 극장에서의 경험을 들려주었습니다 남성 성악가들의 힘찬 발성에 대해 서양에서 군자 노릇을 하려면 저렇게 소리를 질러야 하느냐고 반문했습니다. 또 무대 위의 발레리나들에 대해서는 벌거벗은 소녀들이 다리를 꼬고 뛰어다니는 것이 마치 학대받는 것처럼 보였다는 의견을 남겼습니다 조선의 예법으로 보면 사람들 앞에서 언성을 높이면 안 되고, 또한 발레리나들의 옷은 어린 소녀들뿐만 아니라 여자들도 입을 수 없는 옷차림이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건설 사절단은 차르 니콜라이 2세의 대관식이 거행된 성당에는 입장하지 않았습니다. 성당에 들어가려면 모자, 즉 갓을 벗어야 한다는 러시아의 규칙을 지켜야 했거든요. 그래서 조선사절단은 대관식을 보지 않고 성당 밖에 3시간이나 서 있었다고 합니다.

    러시아 음악의 자랑 그린카

    하일 그린카는 러시아 음악의 아버지 같은 존재입니다 그는 러시아에서 큰 인기를 얻었을 뿐만 아니라 러시아 5인조의 음악적 토대가 되는 등 러시아 음악사에 수많은 업적을 남겼습니다. ©위키백과 차르 니콜라이 2세의 대관식을 기념하여 열린 오페라는 모두 미하일 이바노비치 그린카(1804년 6월 1일~1857년 2월 15일)의 작품이었습니다. 당시 러시아에서 그린카가 가장 인기 있었던 음악가라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그는 러시아 5인조 등 러시아 음악사에 큰 뿌리를 둔 음악가입니다. 러시아의 음악가들은 그린카의 영향을 받아 각각의 작풍을 완성해 나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반면 그린카는 러시아 이외의 나라에서는 그다지 사랑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린카의 대표 오페라 '이반 수사닌'은 러시아어로 된 최초의 러시아 오페라입니다. 차르 니콜라이 1세가 아쉬워한 작품으로 황제를 위한 삶으로도 불립니다. 그림은 콘스탄틴 마코스키 작품©'위키피디아 차르 니콜라이 2세의 대관식 후 연주된 그린카의 오페라'는 '이반 수사닌'과 '루슬란과 류드밀라'입니다. 모두 볼쇼이 극장 무대에서 공연되었습니다. <이반 수사닌>은 러시아어로 된 최초의 러시아 오페라로 초연 후 차르 니콜라이 1세의 극진한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차르 니콜라이 1세의 요청으로 이 오페라는 황제를 위한 삶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실존인물인 이반 수사닌은 1613년 호나모프 왕조의 미하일 1세를 차르로 이끈 국민영웅입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차르 니콜라이 2세의 대관식을 기념하여 선정된 프로그램이 아닌가 싶습니다. 로마노프 왕가는 새로운 차르의 가문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함께 공연된 그린카의 루슬란과 류드밀라는 러시아의 대문호 알렉산드르 푸시킨이 쓴 동명의 시를 바탕으로 한 오페라입니다. 원래 푸시킨은 이 오페라의 대본을 직접 각색하려 했으나 갑작스런 사망으로 참여하지 못한 작품입니다. 키예프 대공의 딸 류드밀라는 난쟁이들에게 납치됩니다. 내 딸을 난쟁이에서 구해올 사람을 사위로 삼는다는 키예프 대공의 말을 듣고 루슬란이 무사히 딸을 구해 결혼한다는 내용입니다.

     

    glinka: ruslan and lyudmila (1of2); gergiev, kirov;netrebko, ognovenko, diadkova, bezubenkov, gorchakovawww.youtube.com 미하일 그린카의 <루슬란과 류드밀라>는 소인에게 납치된 자신의 딸에게 납치된 자신의 딸

    조선사절단은 대관식의 모든 환송연이 끝난 후 모두 조선으로 안전하게 돌아갔습니다. 민영환 김득련 김도일은 8월 19일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출발해 10월 21일 오후 6시 돈의문에서 차르 니콜라이 2세의 회신 친서를 고종에게 보냈다. 프랑스어를 배우려던 윤치호는 베를린을 거쳐 파리로 건너가 3개월을 보냈습니다 그는 이 기간 동안 오페라 가르니에에서 샤를 구노의 파우스트를 봤어요. 1897년 1월 27일 제물포에 도착하였습니다. 조선사절단의 대관식 관련 행적을 읽으면서 그 시대의 해외출장은 인생을 걸고 떠나는 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명과 맞바꿀 만큼 어려운 발걸음이었겠지만 조선인 최초의 볼쇼이 극장에서 오페라와 발레를 볼 수 있었던 경험은 그들의 마음을 더 행복하게 하지 않았을까요.

    참고| 100년 전 세계일주(2020), 김연수 지음, EBS북스 발행, 여성신문 2015년 10월 2일자 119년 전 모스크바에서 휘날린 태극기의 감동(주진오 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교수), 볼쇼이극장(www.bolshoi.ru), 알아두면 도움이 될 클래식 잡학사전의 저자. 국내 여러 포털 사이트와 각종 매체 등에서 클래식 음악 콘텐츠를 기획해 연재 중이다. 카카오페이지 신인작가 공모전 2기 당선작가(2019)로 영국 현악전문지 <스트래드> 한국판과 <더 트래블러>, <톱클래스> 등에서 에디터 프리랜서의 에디터로 일했다. 중앙대 예술대학원 문예창작 전문가 과정을 수료했다.콘텐츠를 더 보기 4월 14일, 비발디와 피아솔라의 '사계'에서 찾아오는 신지아 글 | 정은주 음악칼럼니스트 취재협... blog.naver.com K클래식의 역사를 함께 만든 오케스트라 두 사람의 글 | 정은주 음악칼럼니스트 취재협 ㅣ K... 【뉴스특집】 blog.naver.com 교향곡 '한국'에 특별한 연속 펜데레츠키의 스토리 | 정은주의 음악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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